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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도자기의 순결한 유혹 :: 2009/05/18 05:29

도자기의 순결한 유혹
■서영기 단양백자전
2008년 04월 30일 (수) 21:16:16 조아라 archo@dynews.co.kr
   
 
   
 

22일까지 청주한국공예관
다기·반상기 세트 등 선봬
‘깨진 자기’설치작품 승화

죽연 서영기 단양백자전이 오는 22일까지 청주시 한국공예관에서 열린다.

‘양반(兩班) 미(味)를 탐하다-순백(純白)의 미(美)’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서영기 경기대 교수는 순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단양백자 120여점을 선보인다.

단양백자란 사토질이 많이 섞인 단양지방의 흙으로 만든 백자를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서 교수가 조선시대 단양에서 유행했던 간결하고 소박한 멋이 있는 생활백자를 재현해 첫 선을 보이는 자리이다.

그는 고향인 충북 단양군 방곡도예촌에서 전통 장작가마로 생활백자를 만들며 단양백자의 맥을 잇고 있다.

서 교수는 “백자의 매력은 간결함과 정교함, 긴장감”이라며 “작업 과정에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 그만큼 까다로운 것이다. 실수하면 갈라지고 색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방곡 서동규 선생, 좌봉 김응한 선생, 소봉 모성수 선생(서화) 등을 사사한 서 교수는 옛 세대로부터 전승받은 전통적인 기법에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작품 속에 구현하고 있다.

단양지역에서 채취한 태토와 물토를 활용해 만든 백자, 반상기세트, 다기세트 등을 현대인의 생활공간처럼 연출해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개막전에서는 김명희 경기대 외식조리학 교수를 비롯한 요리연구가들이 만든 음식을 백자 위에 세팅해 선보이기도 했다.

구절판, 갈비찜, 떡 등 화려한 색채감을 지닌 음식들이 순백의 백자 위에 담겼다. 백자를 활용한 테이블 세팅으로 백자가 현대인의 생활상과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전시회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메인 코너가 이색적이다. 굽는 과정에서 깨지고 주저 앉고 갈라진 실패한 백자들을 설치작품처럼 표현했다. 길게 옆으로 늘여진 직사각형 모양의 화기가 눈길을 모은다. 제비꽃, 산수화 등이 그려진 긴 화면이 지평선 같은 느낌을 준다.

서 교수는 “좁고 길수록 휨 현상이 강하고 갈라지고 주저앉기 쉬워 이렇게 성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제비꽃들을 마치 춤추는 것처럼 리듬감 있게 표현해 꽃들끼리 대화하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높음보다는 낮음이 격이 있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동그란 초록빛 무늬가 담긴 발과 달항아리가 독특하다. 백자를 가마에 오랫동안 놓아 천정에서 떨어진 유약으로 인해 무늬가 생긴 것이다. 우연성에 의한 문양이 의도한 듯 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조선시대 여인네의 엉덩이를 닮은 단양백자 항아리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하다. 각진 단양백자 항아리 위에 그려진 선은 둥글게 항아리를 감싼다.

서 교수는 “원형은 영원, 우주를 상징하며 각은 땅을 상징한다. 땅 위의 많은 나라들은 서로 많은 갈등을 갖고 있다. 선으로 그 갈등을 묶음으로서 인류가 화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문의=☏043-268-0255.
<글·사진/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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